영주권 대신 받은 편도 항공권 (2부)

나의 늦깎이 은퇴 준비 여정 중 한 장면

(1부에서 이어집니다.)

독일에서 6개월을 보냈다.

그동안 미국 쪽에서 진행되던 PERM과 I-140이 마침내 모두 통과되었고, 이제 남은 것은 베를린 미 영사관에서의 영주권 인터뷰 하나뿐이었다.

하루 만에 끝날 계획

인터뷰 당일, 나와 가족의 여권을 제출했다. 통과되면 영사관이 여권에 임시 비자 스탬프를 찍어 우편으로 보내주고, 그 여권을 들고 미국에 입국하면 되는 절차였다.

회사는 이미 모든 일정을 짜놓은 상태였다. 여권이 특정 날짜에 도착하면, 그다음 날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들어간다. 공항에서 회사 픽업을 받아 바로 신체검사를 받고, 그날 안에 서류를 제출한다. 하루 만에 완결되는, 그야말로 완벽하게 짜인 패키지였다.

그리고 그 완벽함에는 함정이 있었다. 하루라도 늦으면, 모든 게 무산되는 시나리오였다.

하루의 지연

여권이 도착해야 할 날짜를 하루 넘겨 도착했다.

비행기를 탈 수 없었다. 예약해둔 신체검사와 서류 제출 일정도 전부 날아갔다.

그 순간, 지금까지 진행해온 모든 영주권 절차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었다. 우리는 독일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회사로서는 아쉬운 일이었고, 추가 비용까지 발생하는 부담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와 우리 가족에게는 나쁜 결론만은 아니었다. 큰아이는 갭이어(gap year)로 뉴질랜드에 가서 한 선교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고, 둘째는 독일의 김나지움(Gymnasium)에 다니며 다시 언어와 새로운 배움을 회복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기회를 얻은 셈이었다.

NVC 서류 준비부터 인터뷰까지,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했고, 그 과정에만 1년이 걸렸다.

큰아들의 Age-out 위기

재시작 과정에서 또 하나의 큰 문제가 터졌다.

큰아들의 나이였다.

처음 절차가 무산되고 독일에서 다시 절차를 밟는 사이, 아들은 파생 수혜자(Dependent)로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나이 제한인 21세를 넘어버렸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그는 더 이상 우리와 함께 영주권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이전에 이미 영주권을 신청한 이력이 있었다. 그 이력 덕분에 아들은 Child Status Protection Act(CSPA)의 적용 대상이 되었고, 그 법에 따라 계산된 CSPA 나이가 21세 미만으로 나오면서 간신히 구제받을 수 있었다.

만약 그 이전 신청 이력이 없었다면, 큰아들은 결국 영주권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받은 영주권

미국을 떠난 지 1년 6개월이 지나서야, 우리는 마침내 영주권을 받고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 1년은 단순한 지연이 아니었다.

하루의 우편 지연이 불러온 결과였고, H-1B 6년 제한과 Audit, 그리고 연방정부 셧다운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만들어진 극한의 타이밍 게임이었다.

돌이켜보면, 이민 절차는 결국 서류와 날짜의 전쟁이다. 단 하루의 차이가 1년의 노력과 가족 전체의 계획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2013년과 2014년 사이 뼈저리게 배웠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시거나, 앞으로 겪게 될 분이 계시다면, “시간”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특히 자녀의 나이와 H-1B 만기, 그리고 Audit 가능성은 언제나 여유를 두고 준비하시길 바란다.

우리는 결국 해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다시 집으로

미국으로 다시 돌아올 때, 나는 마치 진짜 집으로 돌아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독일에서 보낸 1년 6개월은 나와 우리 가족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고, 하나의 축복이었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우리는 비로소 미국을 우리가 있어야 할 최종 목적지로, 돌아가야 할 집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우리는, 마침내 우리가 있어야 할 곳에 도착한 것이다.

(1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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