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온 401(k), 그가 두고 온 것

나의 늦깎이 은퇴 준비 여정 중 한 장면

떠나온 401(k), 그가 두고 온 것. 몇 년 전, 우리 회사에 젊은 엔지니어 한 명이 새로 합류했다. 베트남 출신으로, 독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우리 회사로 오기 전에는 다른 미국 회사에서 몇 년간 일한 경력이 있었다. 나보다 한참 어린 친구였다.

어느 날 점심을 먹으며, 나는 무심코 그에게 물었다.

“이전 직장의 401(k)는 어떻게 됐어요?”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대답했다. 가입은 했었는데, 그 이후로 어떻게 됐는지 전혀 모른다고.

남겨두고 온 우편함처럼

그는 그걸 롤오버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 Roth로든, 새 직장의 401(k)로든 옮겨야 한다는 걸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고, 본인도 딱히 찾아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냥 그걸 그 자리에 두고 온 거였다. 마치 이사를 가면서, 예전 집 우편함으로 전달되는 우편물을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처럼.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나를 떠올리게 했다. 잘 교육받았고, 커리어에 대한 야망도 있었고, 능력도 뛰어난 사람. 그런데 돈에 관해서는, 거의 완전히 무지한 상태였다.

나는 겪어본 적 없는 문제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문제를 그와 같은 방식으로 겪어본 적은 없다.

2008년에 이 회사에 입사한 이후로, 나는 한 번도 이직을 하지 않았다. 물론 그 사이 회사가 몇 차례 다른 회사에 인수되면서, 내 401(k)도 한 번 다른 운영사로 롤오버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건 회사가 알아서 처리해준 일이었다. 나는 아무것도 결정할 필요가 없었다. 서류에 서명할 필요도, 어디로 옮길지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어느 날 보니 그냥 옮겨져 있었을 뿐이다.

어떻게 보면 나는 운이 좋았다. 계좌를 옮기는 결정을 내 손으로 내려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게 내가 특별히 현명해서 그런 건 아니었다. 그저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 문제를 온전히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관찰자의 자리에서 보면, 이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흔하다.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이직할 때마다 401(k)를 이전 회사에 그대로 남겨두거나, 아예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다고 한다. 계좌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돈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다만 그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내가 만난 그 동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나쁜 결정을 내린 게 아니었다. 그는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때로는 그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음”이 가장 큰 손실로 이어진다.

방치된 401(k)는 그대로 시장에 투자되어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현금성 자산으로 방치되어 있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그 계좌의 주인이 그 존재를 잊어버렸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다. 계좌는 관리하는 사람 없이도 존재하지만, 계좌 주인이 그것을 자신의 은퇴 계획 안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그 돈은 사실상 없는 돈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내가 배운 것

나는 이 동료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자신의 401(k) 역사를 다시 떠올렸다.

나는 이직으로 인한 방치는 겪어본 적 없지만, 대신 다른 방식으로 내 돈에 무관심했던 시절이 있었다. 오랫동안 6%에 머물러 있던 납입률. 대출로 빠져나간 돈. 코로나 시기에 줄였던 납입금. 이 모든 것들도, 결국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음”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나온 문제들이었다.

그 동료는 계좌 자체를 잊어버렸고, 나는 계좌는 기억하고 있었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무관심했다. 형태는 다르지만, 본질은 비슷했다.

그리고 그가 두 번, 세 번 더 이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금, 나는 그 흩어진 계좌들이 단수가 아니라 복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늦게라도 물어봐야 할 질문

그 이후로 나는 종종 궁금해진다.

그는 우리 회사에서 2년 정도 일하다가 다른 회사로 옮겼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몇 차례 더 이직을 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다.

그가 이직할 때마다 새로운 401(k)를 꼬박꼬박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401(k)가 뭔지, 롤오버가 뭔지조차 제대로 모르던 사람이었다. 어쩌면 그는 그 이후로도 새 직장에서 401(k) 자체에 가입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가입했더라도 여전히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모른 채로 지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쯤 그의 이름으로 된 401(k) 계좌가 어딘가에 몇 개나 잠들어 있을지, 아니면 애초에 그 이후로 아무것도 쌓이지 않았을지, 나로서는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물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대화는 나에게 작은 질문 하나를 남겼다.

“내가 놓치고 있는,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돈이 어딘가에 있지는 않을까?”

지금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확신했던 것들 중 몇 가지가, 나중에 틀렸던 적이 있었다. HSA가 그랬고, 한국의 국민연금이 그랬다.

그러니 이 질문은, 앞으로도 가끔은 스스로에게 다시 던져볼 만한 질문인 것 같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