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 달러가 숨기고 있던 것

나의 늦깎이 은퇴 준비 여정 중 한 장면

몇 년 전, 아들이 교회에서 개설한 Finance 프로그램에서 쓰던 교재를 우연히 들여다본 적이 있다. Ramsey Education의 재정 교육 커리큘럼에 나오는 유명한 예시였다. 이름은 Jack과 Blake.

Jack은 21살에 투자를 시작한다. 매달 $200씩, 9년 동안. 30살이 되면 딱 멈춘다. 총 납입액은 $21,600. 그리고 그냥 내버려둔다.

Blake는 30살에 투자를 시작한다. Jack이 멈춘 바로 그 나이부터, 67살까지 거의 평생인 38년 동안 매달 $200씩 꾸준히 넣는다.

두 사람 다 연 11% 수익률을 가정했을 때, 67살에 누가 더 많이 갖고 있을까?

정답은 Jack이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Jack은 단 9년, 총 $21,600을 넣고 67살에 약 $250만 달러(정확히는 $2,547,159)를 갖게 된다. Blake는 38년 동안 훨씬 더 많은 돈($91,200)을 넣었는데도 끝까지 Jack을 따라잡지 못하고 약 $1,483,033에 머문다.

복리의 힘

Jack과 Blake 이야기

같은 월 $200, 같은 연 11% 수익률 — 다른 건 시작 시점뿐

JJack

21세부터 매년 $2,400(월 $200)씩 9년간 투자. 30세에 완전히 중단하고 그 뒤로는 손대지 않음. 총 납입액 $21,600.

BBlake

Jack이 멈춘 나이, 30세부터 시작. 67세까지 거의 평생인 38년간 매년 $2,400씩 꾸준히 투자. 총 납입액 $91,200.

JACK
총 납입액 (9년)
$21,600
67세 잔액
$2,547,159
BLAKE
총 납입액 (38년)
$91,200
67세 잔액
$1,483,033
“그는 끝내 따라잡지 못했다.”
나이별 투자 여부 (21세 ~ 67세)
Jack
Blake
213040506067
이 이야기의 교훈: 일찍 시작하라!

설득력 있는 그래프

처음 이 그래프를 봤을 때 꽤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 수십 년간의 시장 데이터를 봐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경기 둔화, 예상치 못한 위기, 주식시장의 요동 — 이런 일들은 늘 있었지만, 시장은 결국 회복했고 기술 혁신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니 “일찍 시작하면 적게 넣고도 훨씬 크게 불어난다”는 이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복리의 힘을 가르치기에 딱 좋은 예시였다.

그래서 나도 이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여러 번 들려줬다. “일찍 시작해라, 그러면 나중에 늦깎이인 나처럼 캐치업하느라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그리고 그걸로 안심했다. 아이들이 20대부터 조금씩이라도 넣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 노후 준비는 어느 정도 됐다고 생각한 것이다.

내가 빠뜨린 한 가지

그런데 최근에 이 숫자를 다시 들여다보다가, 한 가지를 완전히 빠뜨렸다는 걸 깨달았다.

$2,547,159이라는 숫자는 47년 후, 그러니까 2073년쯤의 명목 금액이다. 그 사이 47년 동안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숫자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어떻게 될까? 47년 후의 $2,547,159이 지금 이 순간의 가치로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봤다.

47년 후 $2,547,159의 진짜 가치

물가상승률별로 환산한 오늘 기준 구매력

명목 금액 (47년 후)
$2,547,159
물가상승률 2%
$1,004,264
물가상승률 3% (역사적 평균)
$634,902
물가상승률 4%
$403,171
막대 길이는 명목 금액($2,547,159) 대비 비율입니다. 미국의 장기 평균 물가상승률은 대략 3% 수준입니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장기 평균 물가상승률은 대략 3% 수준이었다. 즉, “67살에 $250만 달러”라는 헤드라인 뒤에는 실질적으로 “오늘 기준 약 $63만 달러 정도의 구매력”이라는 훨씬 소박한 그림이 숨어 있었던 셈이다.

$250만 달러와 $63만 달러. 둘 다 틀린 숫자는 아니지만, 이 둘 사이의 간극을 한 번도 눈여겨보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다.

그렇다고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있다. Jack과 Blake 이야기의 핵심 교훈 — 일찍 시작한 돈이 늦게 시작한 돈을 이긴다는 복리의 원리 — 은 여전히 맞는 말이다. Blake가 훨씬 많이 넣고도 Jack을 못 따라잡는다는 사실 자체는 인플레이션과 무관하게 성립한다. 두 사람 다 같은 물가상승률의 영향을 받으니까.

내가 놓친 건 복리의 원리가 아니라, 그 최종 숫자를 “지금 가치”로 한 번도 환산해보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250만 달러라는 숫자만 보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안심해버린 것이다.

다시 세운 결론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정리한 생각은 이렇다.

첫째, 일찍 시작하는 것은 여전히 옳다. Jack의 이야기가 보여주듯, 시간이 복리를 만들어내는 가장 강력한 재료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일찍 시작하라고 말하는 건 계속할 생각이다.

둘째, 그 숫자를 반드시 오늘의 가치로 환산해서 봐야 한다. 노후 목표 금액을 세울 때 명목 금액만 보고 판단하면 실제로 필요한 것보다 훨씬 적게 준비하고도 “다 됐다”고 착각하기 쉽다. (나중에 목표 금액을 얼마로 잡아야 할지 궁금하다면, 이 블로그의 은퇴 저축 목표 계산기로 직접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

셋째, 하나의 큰 숫자에만 기대면 안 된다. 47년 후의 복리 성장 하나에 노후 전체를 맡기는 건 너무 위험한 베팅이다. 401(k)/IRA 같은 은퇴 계좌, 다른 형태의 투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은퇴 후에도 이어질 수 있는 소득 — 이렇게 이중, 삼중의 현금흐름을 만들어두는 것이 인플레이션이라는 변수 앞에서 훨씬 안전하다.

$250만 달러라는 숫자에 안심하고 있었던 나에게, 이번 재계산은 좋은 경종이었다. 혹시 비슷하게 먼 미래의 큰 숫자 하나를 보고 안심하고 있다면, 아래 인플레이션 계산기로 그 숫자를 오늘의 가치로 한 번 바꿔보길 권한다. 생각보다 다른 그림이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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